07. 새해 목표

작년을 회고하며

작년은 본격적인 취업 준비의 시기였다
재작년 부트캠프를 수료하고 자취방 입주할 때처럼 춥던 겨울에 다시 본가로 돌아왔고,
부트캠프 교육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공부 및 경험을 통해 다니기 전과 비교해서 많은 성장을 했었기에 이대로 개발 실력이 우상향하면서 PS만 잘 준비한다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부트캠프 지인들과 같이 모바일 앱 개발을 하면서 개발을 했고 틈틈히 PS 공부를 하였지만, 결국 공채 같은 메인 이벤트에서는 주로 백엔드 or 프론트 or 풀스택 공고로 올라왔고 Android를 원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또한 몇 번 코테를 볼 수 있었지만, 나름 공부를 했었는데도 쉽지 않았다
한창 AI를 이용하면 코테가 바로 풀린다는 얘기가 돌 때였는데, 보았던 곳들은 웹캠이나 화면 모니터링도 하지 않던 곳들이 있었고 PS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었다

PS는 계속해서 풀지 않으면 감각이 둔해지고, 무슨 알고리즘으로 풀어야 하는지 알아도 알고리즘을 까먹으면 못푸는 등 휘발성이 있었기에..

코딩 테스트 문제를 척척 풀었으면 뭐가 어쨌든 상관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그 즈음의 하루는 개발이든 PS든 불안과 두려움과 무력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괜찮은 곳에 취업하는 지인들, 그런 지인들과 나의 거리, 하루하루 돈을 벌고 사회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그들과,
봄 햇살을 외면한 채 방에서 모니터만 쳐다보고 토이 프로젝트 개발을 하고 PS를 종종하면서 공고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고 공고가 올라오면 어떻게든 포장하기 위한 머리 아픈 자소서를 준비하는 하루하루
그저 할 수 밖에 없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었기에

그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 어느덧 여름이 왔다
그 해 여름은 덥지 않았다 벌써 부트캠프의 전반기를 마무리한지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오싹했다
점점 나아갈 방향이 흐려지고 있었다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던 때와 달리 이젠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막연하게 느껴졌다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됐다 하염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증명할 자신이 떨어졌다
간절하게 알고 싶었다 지금 나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더 좋은 개발자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초, 중, 고, 대학교처럼 회사에서 입사를 위해서 요구하는 것들을 공부하고 싶었다 공부하면 되니 알고 싶었다
사회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에 불과한 취업 준비생에게는 그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그 즈음이었다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앞으로 크게 내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았고, 취업 상황이 코로나 때처럼 좋아지길 기도하며 기다리는 건 안이한 생각이기에 남들도 다 알만한 유명한 회사만을 바라보던 욕심을 조금 줄였다
그리고 미안했다
어떻게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일을 더 하려고 노력하시는 아버지, 당장 집이 오늘 내일 먹고 살 여유가 없는 건 아니니 서두를 필요 없다는 가족들, 그에 반해 자립하지 못해 20대 중반이 되고도 아버지의 벌이에 의존하는 나
나는 무능한 내가 싫었다
나를 위해 들인 돈과 시간을 은행이든 주식이든 어디에 쓰더라도 그 무엇도 아무것도 돌려주지 못하는 나보단 나아보였다
호강 시키기는 커녕 의지만 하는 내가 싫었다

그렇게 지원을 하던 중 현 회사에 합격했다
당연히 좋았지만, 합격보다 다행이었던 점은 그래도 그즈음에 지인들과 같이 하던 토이 프로젝트 앱을 플레이스토어에 출시까지 마무리 했다는 점이었다

출시는 실제 앱을 사용할 사용자를 생각한다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분야였는데 신기했다

이번 해를 돌아볼 때 대표적으로 유의미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회사에 합격하고 자취방을 찾아보는 것도 난관이었다
결국 시장 논리에 따라 좋은 집은 월세가 비쌌고, 내 월급은 작았기에
이마저도 결국 도움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조금이나마 덜었다
어떻게든 집을 구해 올라왔을 때, 가을이 오고 있었다

늘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환경이 그렇듯 첫 출근은 참 낯설었다
역까지 걷는 길, 지하철, 회사까지 걷는 길이 인위적? 부자연스러웠고, 회사는 도서관처럼 조용해 받침대 등 상자를 뜯는 소리마저 조심스러웠다

불친절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외려 회사 사람들이 다들 좋고, 가장 좋은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

보통 중간 평가를 위한 과제를 진행하지만, 나는 바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의욕이 넘쳤고, 안드로이드는 자신감이 있었고 어려웠던 취업만큼 실무는 얼마나 대단한 것들을 더 배울 수 있을지 기대됐다
결론적으로 남은 일 자체는 큰 일이 아니었다 UI 작업 같은 것들이었다

큰 일이 있어도 신입에게 맡기는 것도 이상하긴하지만..

생각보다 큰 일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예상 외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이것 저것 시도해볼 수가 있었다
스크롤 시 Jank가 있어 이것 저것 서칭하면서 찾아보면서 Google I/O에서 Compose 라이브러리 버전이 올라가면서 Jank가 개선되었다는 내용도 알 수 있었고, Compose의 경우 Android View가 아니기 때문에 Debug와 Release의 최적화 차이로 인해 Jank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Compose 경험은 부족했던지라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고 보다 Compose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를 알고서 Compose 버전 등 전체적인 라이브러리를 전부 거의 최신화 했다
올리면서 Enable Edge To Edge 대응을 살짝 진행했다 또한 이번 드로이드 나이츠의 이미지 로딩 개선 섹션에서 들었던 프로파일러를 통한 Jank 부분 파악을 시도했다
그리고 아직 병합하진 못했지만 MacroBenchmark로 스크롤 관련 내용을 작성하여 최적화 하고자 했고, 모든 스크린을 진행하진 못했지만 오버드로우를 조금이라도 개선해보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지만 이 중 수치적으로 효과를 봤던 건 오버드로우였는데, GPU Watch로 스크롤 시 사용량을 보니 GPU 사용량을 25프로 개선할 수 있었고, 앱 출시하면서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r8 난독화 작업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간 발표를 진행했고, 20년이 좀 넘은 사내 역사 최초로 최종 평가 생략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프로젝트가 잡혔다
워치 앱도 개발해야 하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될 프로젝트였다
이 즈음 Compose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Compose Internals라는 책을 지인들과 읽기 시작했고, 후에 블로그에 써져 있는 행사 2개와 미처 쓰지 못한 KMP 밋업 행사에 참여하면서 소소한 정보나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었다

서울에 있기에 누릴 수 있는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뼛 속 깊이 느낀다

그러던 중 Circuit 라이브러리가 관심있어졌다
기존에 MVI로 진행하던 경우 Orbit을 사용하여 진행했었는데, Compose로 돌아간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고 Orbit도 Multiplatform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Android의 경우 결국 viewmodel 관련 의존성도 추가해줘야한다면 Circuit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로웠고 마침 Compose Internals를 읽고 있었기에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더 깊은 이해와 활용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설렘이 생겼다
그래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Circuit을 이용하여 진행하기로 했고, 하고 있다
하면서 생기는 아쉬운 점 같은 것은 추후 정리할 예정이다

요즘 욕심이 생기는 부분은 KMP인데 맥북이 없어서 너무 슬프다..
그 가격이면 더 성능 좋은 컴퓨터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오직 KMP 개발을 위해서, XCode를 위해서 맥북을 사야해서 참 아쉽다
얼마 없는 돈을 모아서 괜찮은 물건으로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밀린 책들 마지막으로 목표인데 읽고 싶은 책들이 밀려있다 하하..

출시 다음날 산 Kotlin Deep Dive와 개발 행사에 참여했을 때 좋은 책들과 기존에 미처 사고 못읽었던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의 목표는 이 책들을 다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올 한해를 돌아봤을 때 이 책만으로도 지금 이 글을 쓸 때의 나와 많이 달라져 있기를, 더 성장해 있기를 소망한다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 나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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